역사가 재밌었는데...
어렸을때 유일하게 허락된 만화는 세계인물전 만화책이었습니다. 흥미롭고 자기 분야에 최고인 사람들이 미화된 만화였습니다. 여러 유적지를 여행하면서도 역사는 즐거웠습니다. 공간뿐만 아니라 시간까지 여행하고 그속의 이야기가 재밌었습니다. 당연히 역사 관련 진로를 생각했고 이전 시대의 문화에 대해서 탐구하는 나의 모습만이 제가 상상한 나의 미래였습니다. 하지만 인문대만 생각했고 고등학교까지 언어를 전공한 저는 언어를 못한다는 것을 뒤늦게 깨닫고 점수가 이끄는대로 공대에 진학하게됩니다...
이번생에 컴공은 처음이라
더이상 나를 괴롭게 했던 언어는 이제 만나지 않아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하지만 저를 기다리는 것은 앞으로 컴퓨터와 대화할 C언어, JAVA등 프로그래밍 언어들이었습니다. 언어는 항상 필수였습니다. 이전까지는 항상 지식은 책에서만 구하는 거라고 생각했지만 컴퓨터전공에서는 지식을 얻는 접근법이 달랐습니다. 공식문서와 무수한 블로그글을 보면서 자신이 아는 것을 나누기 위해서 적극적으로 글을 쓰는 문화가 신기했습니다. 기술을 공개하고 이를 기반으로 더 많은, 다양한 사람들이 참여하여 앞으로 나아가려는 개발문화에 흥미를 갖게되었습니다. 모든 분야를 흡수하고 접목될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도 잘하고 싶은 마음이 계속
처음에 프로그래밍을 공부할때 '프로그래밍은 적성'이라는 말도 들었습니다. 하지만 잘하는 친구들이 더 많은 시간과 집중을 쏟았던 모습을 보고 나는 그만큼 해보지 않고 적성을 말하기에는 이르다고 생각했습니다. 적성에 맞았는지는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프로그래밍 잘하고 싶은 마음은 계속 있었습니다. 지금 못하는 것은 아직 익숙하지 않아서라고 스스로 다독이고 남과 비교보다 내가 개발하고 싶은 것에 초점을 맞출 수 있었습니다. 지금도 잘하고 싶고 성장하고 싶은 동기가 있어 글또에 지원했습니다.
올림픽
2018 평창 동계 올림픽, 패럴림픽에 자원봉사자로 참여한 경험이 저에게 가장 큰 변화를 주었습니다. 저에게 꼭 이루고 싶었던 꿈 중 하나가 바로 세계인들의 축제인 올림픽 현장에 직접 참여하는 것이었습니다. 상대를 존중하면서 자신의 분야에 확신을 가지고 더 높은 단계를 추구해나가는 모습을 볼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당시 Sports Information Desk 부서에 소속되어 올림픽 기간에는 강릉 선수촌에서 각국, 각 종목의 선수단에 일정표 제공과 변경사항을 안내하는 역할을 하였고 패럴림픽에서는 평창 바이애슬론 경기장 안전관리를 도왔습니다. 약 3개월의 시간이었지만 다양한 문화의 사람들이 한자리에 모여 각자의 역할를 수행하며 지구촌 축제를 준비하는 과정을 볼 수 있었습니다. 또한, 에너지 넘치는 동료들과 일하는 것이 얼마나 즐거운 일인지 알 수 있었습니다. 각 분야에서 최고를 추구하는 선수들을 보며 자신의 분야에 최선을 다하고 진지하게 임하면서 순간을 즐기는 모습을 배울 수 있었습니다. 오랫동안 목표했던 일을 하게 되었을 때의 즐거움과 자신감을 가질 수 있었던 기회를 통해 새로운 도전에 대해 두려움보다 기대와 준비로 도전하는 사람이 될 수 있었습니다. 또한, 같은 목표를 가지고 만나는 사람들과 의사소통하며 배워가는 자세를 가질 수 있었습니다.
일상에서 데이터
스스로 궁금하거나 필요한 기능을 직접 공부하고 참여하면서 성장했습니다. 프로젝트 경험과 일상에서 생긴 궁금증은 도전으로, 도전은 배움으로 이어졌습니다. 개인적으로 매일 사용하는 어플리케이션 중 만화를 좋아하는 마음은 계속되어서 웹툰 데이터를 관심있게 관찰하였고 이를 수집해 데이터셋을 정리하였습니다. 흥미로 시작한 개발이 즐거웠고 내가 만든 데이터셋을 나 혼자 보는 것이 아니라 여러 사람과 같이 본다면 더 재밌는 분석이 가능할거라 생각했습니다.
https://www.kaggle.com/datasets/bmofinnjake/naverwebtoon-datakorean?select=naver.csv
Webtoon Dataset in Korean
comics serialized in webtoon platforms (Naver)
www.kaggle.com
캐글을 분석하는 플랫폼으로만 생각할 수 있지만 저는 왜 내가 찾는 데이터셋은 없지? 없으면 내가 만들어야지! 라는 단순한 계기로 데이터셋 공유로 접근했습니다. 물론 언젠가 데이터셋, 분석, 컴피티션, 토론 등 모든 분야에서 마스터가 되고 싶은 마음은 항상 있습니다...
아무튼 이 당시 데이터셋을 올리면서 데이터 소개, 컬럼 명세 등 작성하면서 많은 사람들에게 보여졌으면 하는 마음이 있었고 데이터 수집하는 과정과 데이터를 공유하는 과정이 너무 즐거웠습니다.
데이터에서 일상으로
내 일상과 가까운 데이터를 관찰하고 수집하는 작업이 재밌었고 재미로 시작한 작은 프로젝트가 새로운 기회로 연결되었습니다. 데이터를 다루는 일을 하고 싶었고 데이터를 통해서 미래를 변화시키는 일을 하고 싶다고 막연하게 생각했습니다. 이제는 데이터가 일상이 되었습니다. 새롭고 많은 일을 접하게되었고 흥미롭지만 때때로 버겁게 느껴질때도 있고 어떤때보다 다른 사람의 속도에 신경쓰이는 나날이 된거 같습니다. 설탕으로 얕게 쌓아놓은 조형이 진짜 빛나야할 순간에 녹아버릴까 겁내기에는 이 시간이 너무 소중하기 때문에 반짝이는 설탕이 아니라 투박하지만 튼튼한 돌로 쌓은 탑이 되도록 조금씩 꾸준히 기록이라는 벽돌을 만들어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