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기 세미나

11/17 글또에서 진행된 글쓰기 세미나를 듣고 나의 상황에 맞는 글쓰기 전략에 대해서 생각해 볼 수 있었다.

1. 내가 글쓰는 패턴 파악하기

이번까지 4회의 글쓰기를 제출하면서 확인한 패턴은 다음과 같았다.

  1. 글을 어찌저찌 제출하고 '다음에 더 잘 써야지'라는 다짐한 이후
  2. 그다음 주 주말: 아직 일주일 남았네. 무슨 주제로 쓸지 모르겠다~ 더 생각해 보면 멋진 글을 쓸 주제가 나오겠지^^
  3. 전날 성윤님의 '내일이 마감인 거 아시죠? 모두 파이팅입니다'라는 쓰레드를 보고 벌써 마감일이라고?
  4. 노트 앱을 뒤적이고 뒤늦게 주제 찾기
  5. 당장 학습해서 써봤자 경험을 녹여 쓰지도 못해서 다시 안 읽을거라는 걸 이제는 깨달음
  6. 껄무새 '그때 써둘걸.. 그때 생각해 둘걸.. 그때 공부해 둘걸!'
  7. 당일 작성하기 전까지 근자감
  8. 글 쓰기 시작부터 후회

2. 좋은 글쓰기?

내가 생각하는 좋은 글쓰기부터 구현해 나간다. 내가 쓴 글을 가장 처음 읽는 사람도 '나'이고 내 글에 가장 자주 접근할 사람도 동일하기 때문이다.

문제를 푼 경험을 좀 더 길게 기억하고 싶다.

좋은 글이란 내가 자주 찾고, 스스로에게 도움이 되는 글이다. 기술 블로그 역시 개인적인 경험과 호기심이 결합될 때 더 즐거움을 준다. 예전에 벨로그에 '이게 왜 안되지'라는 카테고리에 작성했던 글들을 떠올려 보면, 별것 아닌 트러블슈팅이나 개발 환경 세팅 관련 내용이었지만, 혼자 끙끙대며 문제를 해결했던 과정과 결과를 기록한 것이 나중에 큰 도움이 되었다. 그 글들이 특별히 뛰어난 내용은 아니었지만, 실용적이고 나에게 의미가 있었기에 자주 찾아보게 되었다.
내 글이 만족스럽지 않다고 느꼈던 이유를 돌아보면, 대부분 내 경험이 충분히 녹아들지 않았던 경우였다. 결국 내가 글을 통해 무엇을 원하는지 고민한 결과, 경험이 담긴 글이 가장 내가 원하는 글이었다.
카프카를 활용한 레이싱카 센서 실시간 수집 데이터 파이프라인 구축 블로그는 기술, 흥미, 경험 모두 충족족시키는 좋은 예이다. 짧은 트러블슈팅 기록부터 기술적 사고를 담은 글들까지, 당시 고민했던 개념이나 문제 해결 과정을 생생히 기록해 두어 읽는 즐거움이 있다. 특히 하둡이나 스파크(Spark) 같은 데이터 엔지니어링 주제로 검색하면 항상 상단에 등장하는 걸 보며, SEO까지 세심하게 관리하고 계신 점도 인상적이었다.

4. 글 쓰기 프로세스

지금 프로세스가 0.0 버전으로 단계와 글 쓰는 과정을 도식화해 본다면 다음과 같다.

  1. 소재 고민 - few days later...
  2. 글 써야겠다고 다짐 - few days later...
  3. 자리에 앉기
    1. 다른 작업으로 빠지기
    2. 아이패드로 작업할 때는 OTT로 빠지기
  4. 글쓰기 에디터 진입
  5. 글쓰기
  6. 초안 작성
  7. LLM 피드백
  8. 배포
  9. (교정)

5. 글 쓰는 환경

  1. 내가 어떤 환경에서 글 쓰는 걸 선호하는지 몰라서 카페를 와봤다. 나름 신경 써서 자리도 많고 허리박살 의자, 책상은 아닌 카페에서 작업을 했다. 자리는 괜찮았지만 나는 대화가 많은 곳보다 집이나 도서관 같은 공간에서 글 쓰는 게 좋다고 느껴졌다. 마감에 쫓겨 글을 쓰기 때문에 글을 쓰기 시작하면 다른 일을 하지는 않는다.

6. 습관 형성

글쓰기 습관을 만들자! 보다는 글을 꾸준히 써보고 싶고 덜 힘들게 지속하기 위해 루틴이 필요해!라는 마인드로 시작한다.

동기부여

  • 내적 동기
    공부도 연습이 필요하다고 썼는데 글쓰기도 마찬가지였다. 운동이나 악기 연주에 비해서 정적이고 언제나 글은 쓸 수 있는 행동이니까 기록 이상으로 생각하지 않았다. 잘하고 싶은 것을 반복해서 연습하게 하는 원동력은 어디에 있을까? 운동, 연주, 공부를 하는 동기는 외부보다는 내면에서 나온다. 이제 학교나 학원에서의 평가가 없기도 하고 자율적으로 내가 관리해야 하는 것들을 끌어가기 위해서는 내적 동기가 먼저 필요하다. 운동은 내가 운동하는 순간이 재밌어서 하고 있고 연주도 내가 좋아하는 노래를 직접 연주하고 싶어서 지속하고 있다. 공부는... 아직 내면의 원동력으로 지속하려고 노력 중이다. 글쓰기도 마찬가지다.
  • 외적 동기
    공부보다도 평가받을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았던 것 같다. 글쓰기를 평가받는다고 생각하는 것도 부담스럽긴 하다. 운동, 연주, 공부 보다도 피드백을 받기 어려운 게 글쓰기인 거 같다.
    피드백은 부가적이다. 더 지속하고 정교하게 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수영을 할 때는 호흡과 동작을 더 연습하면 더 빠르게 헤엄칠 수 있거나 더 오래 나아갈 수 있다. 악기도 더 정확한 음을 짚거나 혼자서 알기 어려운 부분을 신경 쓸 수 있는 기회이고 동호회 활동을 통해서 내적 동기를 더 지속시킬 수 있었다. 공부도 마찬가지이다. 하지만 나는 피드백이라는 존재가 필요하지만 두렵게 느껴질 때가 많았고 내가 운동, 공부를 하는 목적보다도 피드백을 좋게 받기 위해 ‘라는 명목이 더 컸다.

내면의 목적과 에너지를 원동력으로 삼고 외적인 이벤트와 피드백을 플러스로 쓸 때 나는 더 좋은 시너지를 낼 수 있었다. 글쓰기도 내적 동기를 먼저 챙기고 건강한 지속을 할 수 있도록 조금씩 장치를 만들어가려 한다.

트리거

꾸준히 하는 것을 살펴보고 기존 습관에 덧붙여보는 방식이 효과적이다. 새로운 환경에서 습관을 바꾸거나 새로운 습관을 만들기 쉽다고 한다. 지금 당장 새로운 환경을 만들기는 어려우니 내가 가지고 있는 루틴을 살펴본다.

  • 저녁에 일기 쓰기
  • 아침 업무 시작하기 전 물 마시기

글감이나 소재 고민은 저녁에 해도 되지만 서치가 필요한 작업은 저녁보다 아침, 낮에 진행하는 걸 선호하다 보니 되도록 낮에 있는 루틴이나 반복적인 일정에 붙이면 좋을 거 같다.

4. 이 글을 쓰면서 시도해 본 것

  • 나에게 맞는 글쓰기 환경 찾아보기
  • 글 쓰는 시간 타이머로 측정하기
  • 글쓰는 프로세스 도식화하기

5. 다음에 시도해 볼 것

  • 목차 우선적으로 구상하기
    글을 쓰고 목차를 나중에 붙이는 식으로 글을 썼다. 그래서 시간이 더 소요되고 글을 많이 쓴 뒤 그 흐름을 정리하기 어려울 때가 있다.
  • 내가 갖고 있는 루틴에 붙이기

마무리

이번 세미나를 통해 성윤 님이 공유해 주신 다양한 글쓰기 경험과 구체적인 노력들이 큰 영감을 주었다. 냉장고에 스마트폰을 격리시키며 몰입을 끌어낸 일화처럼, 누구나 글쓰기 과정에서 겪는 어려움이 있고, 이를 극복하기 위해 각자 나름의 방법을 찾고 있다는 사실을 되뇌려 한다. 

특히, 막연히 "글 잘 쓰는 사람들은 척척 해낼 거야"라는 생각 대신, 글쓰기란 끊임없이 고민하고 시도하는 과정임을 다시금 깨달았다. 이제는 나만의 루틴에 글쓰기를 위한 단계들을 조금씩 추가해 가며, 무의미한 비교 대신 나에게 필요한 글, 내가 쓰고 싶은 글을 꾸준히 써보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