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회고

연말에 회고를 작성하며 마무리하려고 했는데 초고만 써두고 새로운 해가 되었다. 이번 글에서는 신년에 대한 기대점을 곁들여... 커리어, 일상에 대한 활동과 생각을 남긴다.

커리어

팀에서 진행했던 백오피스 프로덕트를 오픈할 수 있었다. 프론트, 백엔드, ETL 작업을 팀원들과 다양한 논의를 하면서 진행할 수 있어서 재밌었다. 고민이 많았던 시기에 프로덕트를 통해서 방향성이 가시화되는 것 같았다. 앞으로 더 고도화하고 회사에서 많은 편의를 만들 수 있으면 좋겠다.
한 해동안 작업을 돌아보면 빨리 잘하고 싶었고 단번에 잘하고 싶었던 욕심이 컸다. 다른 동료들이 쌓아온 시간과 연습들은 안 보이고 그 높이와 속도만 비교되었다. 그런 마음을 단번에 모두 내려놓을 수는 없겠지만 이제는 공부도 연습이라고 생각하고 접근하려고 한다. 연습을 많이 해보면 조급함이 조금 내려간다. 연습이 부족하면 조급함이 올라간다.

기록하기 - 정리하기 - 인출하기

기록하기 팀원분들은 나를 새로운 툴을 잘 쓰는 사람으로 알고있지만 사실은 블로그 유목민을 넘어서 툴 유목민이 되어버렸다... 어느 순간 기록하고 찾아보기 편해서 툴을 쓰는 것이 아니라 마치 초반에 내가 사둔 주식이 오른 거 같은 기분을 느끼며 개발 커뮤니티에서 추천하는 툴을 써보고 있다. 특히 그래프뷰를 써보고 싶어서 시작한 옵시디언은 기록 간 연관성을 시각화할 수 있다는 큰 장점이 있는데 내가 과연 잘 활용하고 있는지 의문이다. 툴이 목적이 아니라 목적을 위해서 툴을 쓴다는 것을 다시 되새긴다.
정리하기 내가 뭘 모르고 내가 뭘 아는지부터 알아야한다. 이와 관련된 메타인지가 너무 흐릿해서 정작 인출해야 할 때 내 머릿속에서 헤매는 일이 많았다. 당시에는 나름 연관 있는 개념들과 함께 저장했다고 뒀는데 나중에 쓰려고 보니 뒤죽박죽 꽂혀있는 책장 같았다.
인출하기 내가 안다고 생각한 내용이 정말 아는 내용인지 뚜렷하게 알아보는 과정은 당황스러울 수 있다. 하지만 연습이라고 생각하니 당연한 순간이라고 받아들여진다. 악기나 운동을 할 때 새로운 기술을 배우면 머리로는 아는 거 같은데 막상 시범 없이 하려고 하면 백지장이다. 그러면 자책보다 연습을 안 했으니 못하는 게 당연하다고 받아들이고 될 때까지 반복해 본다. 그런데 일이나 프로그래밍은 연습 없이 단번에 잘하고 싶었나 보다. 내가 찾아본 내용을 나름 설명하는 톤으로 팀에 공유해 보고 블로그 글로 쓰면서 인출하는 연습을 하고 있다. 글 또라는 기술 글쓰기 커뮤니티를 통해서 최대한 재밌게 연습하는 환경을 접하게 되었다.

일상

수영 🐬

여름이 너무 덥기도 하고 운동을 할 필요성이 있어 수영 강습을 등록했다. 어렸을 때 4년 정도 수영을 배웠지만 힘들었던 기억만 남아있었는데 주변 회사분들과 친구들이 재밌게 수영하는 모습이 신기해서 나도 그 즐거움을 느껴보고 싶었다. 역시 초반에는 운동을 꾸준히 한 지 오래된 만큼 한 바퀴도 힘들었다. 그래도 내가 모르는 재미가 있는 건가 궁금해서 계속하니 이제는 그냥 생각을 비우고 수영 동작에 집중하는 순간이 좋아졌다.
모든 공간에서 들을 수 있는 다양한 소리가 물속에서는 잘 안들린다. 답답할때도 있지만 물 속에서 내가 나아가면서 밀어내는 물소리를 듣는 게 좋다. 헤엄치고 있으면 새로운 공간에서 평소와 다른 방법으로 이동하는 방법을 배우는 것도 좋다. 새들이 날면서 바람을 타는 모습을 보면 마치 수영하는 것 같은데 물을 잘 다루게 되면 그렇게 자유롭게 유영할 수 있을까 싶다.
일상에서 되뇌는 걱정과 미래를 밖에 두고 물속에서 헤엄치고 있으면 내가 놓치고 있는 현재의 순간에 집중할 수 있다. 아주 짧은, 단순한 단위에만 신경 쓰고 나면 복잡했던 머릿속이 조금은 환기되는 느낌이 든다.

여행

대만 여행을 갔다. 이렇게 준비 안 하고 갔던 여행이 없었는데 전날까지 마감 끝내고... 3박 4일이라서 짧게 간다 생각하고 가볍게 준비해서 갔다. 코로나, 취업 준비로 여행 가고 싶은 생각을 못하고 지낸 기간을 지나니 새로운 곳을 가고 싶은 생각도 안들었다. 그래도 대만은 가보고 싶은 생각이 있어서 이번에 갔다왔는데 덕분에 또 여행가고 싶다는 생각을 되찾았다. 다른 문화 속 일상에 소소한 궁금증을 풀어가는 과정이 재밌었다. 친구와 함께 새로운 장소에서 시간을 공유하고 새로운 활동을 하면서 추억이 쌓였다.

베이스

어떤 영화를 봤는데 시작할 때 깔리는 베이스 음이 잊히지 않아서 시작했다. 5월에 배우고 싶다고 생각만 하다가 더 미루면 안 할 거 같아서 한 해가 1주일 남았을 때 레슨을 찾아갔다. 새로운 걸 배우는 시작은 두렵고 서툴렀지만 연습을 해보니 재밌었다.

2024년에는...

  • 업무적 성장
  • 사이드프로젝트
  • 영어 꾸준히
  • 블로그 꾸준히
  • 웹툰 작가님 만나고 싶다

올해에는 덜 생산적인 고민은 내려놓고 당장 해볼 수 있는 작은 단위의 최선에 집중하려 한다. 업무적으로는 공수 산정과 작업 정확성을 높여서 협업에서 더 많이 기여하고 싶다. 입사 초기에 욕심부려서 스터디 3개 진행하다가 다 못했었는데 이제는 그러지 않기로 했다. 사내 스터디부터 잘 활용하고 코드리뷰도 틈틈히 더 꼼꼼하게 남기고 확인하는 것부터 실천해봐야겠다. 일상에서는 하고 싶은게 있다면 미루지 않고 사부작사부작 하면서 재밌게 지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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